북한은 성공적인 6차 핵실험을 통해서 수소탄의 완성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최악의 안보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방부의 인공지진 규모인 5.7이 아닌 미국과 중국의 평가인 6.3으로 간주할 때 폭발력은 200~800kt으로 핵클럽 강국인 1Mt(TNT 100만톤) 위력에 근접됩니다. 북한의 고도화된 핵무기체계로 인하여 남북한 군사력 균형은 붕괴되었고 북미 간 공격방어균형도 심대한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국제규범(NPT)의 틀에서는 영원히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될 수는 없지만 군사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 된지 오래입니다. 북한은 6.25 전쟁 이후 핵무기와 공격적인 미사일 개발전략을 추진해왔으며 바야흐로 반세기 숙원 사업인 영변 핵개발 프로젝트의 결실인 실전배치 핵보유국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장 목표는 보복의 위협에 기초하여 미 본토 대민(對民)타격 능력을 통한 대미 억지력 확보와 대남 재래식 군사력 열세를 일거에 보정하면서 단 한 개의 핵무기라도 유사시 대남공격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제2의 무력통일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유지되는 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받는다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한미동맹이 파탄난다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력적화통일을 달성한다해도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상좌(上座)인 핵보유국의 절대위상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비핵화 통일만이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한반도의 비핵화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은 비현실적인 기대와 희망일 뿐입니다. 또한 중국이 북한이라는 동북아 전략자산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도 북한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소규모의 핵무기라도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억지할 수 있다는 핵이론에 근거하여 자신의 생존과 안보를 위하여 반세기 이상 자조(self-help)의 최고 수단으로 절대무기체계인 핵무장을 완성하고자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의 핵무장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현재의 유일한 방책은 미국의 핵우산이지만 북한의 핵도발을 억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핵우산은 기본적으로 전쟁을 원치 않는 정상국가에게는 실효적이지만 북한과 같이 전쟁불사의 비정상적인 군사모험주의 국가에게는 유효하게 작동되기가 어렵습니다.
미래의 방책은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입니다.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에 근접하지만 완전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핵타격 능력이 입증된다면 전술핵무기의 작전권을 쥐고 있는 워싱턴은 북미 핵전쟁의 두려움 때문에 대한민국의 안보이익보다는 미국의 안보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NATO식 전술핵 공동운영은 유럽 내 정상국가 관계라는 상황 속에서나 작동되는 것이지 한반도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는 결단의 순간에 직면해서 대한민국의 뜻대로 운영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현실적이고 필요한 책략이기 때문에 시급히 서둘러서 '낮은 수준'의 공포의 균형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결단의 최후 순간을 맞이해야 합니다. 자체 핵무장이라는 고강도의 자구책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일국의 생존과 안보의 극대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동맹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국 스스로의 군비증강에 있다는 것은 국제정치와 국제안보의 철칙입니다. 적대국의 핵무기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체 핵무장을 통한 상호확증파괴에 근거한 '높은 수준'의 공포의 균형임을 냉혹한 핵확산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이를 이론적으로나 실재적으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나를 알지도 못하고 적도 알지 못하는 백전필패의 상황입니다. 사드배치도 시급히 완료해야 하고 킬체인과 KAMD도 조기 구축해야 합니다. 전술핵무기도 재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강전략으로는 미완이고 부족합니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북한이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을 핵공격한다면 남한의 대응 핵공격으로 북한의 존립기반이 사라지고 만다는 확증파괴의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것만이 북한의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핵도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핵무장의 대의명분과 이해득실 그리고 국내 및 국제적 파장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를 할 때입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나서지 않으니 지식인과 시민단체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7년 9월 5일
선진통일건국연합 사무총장 손용우 올림